[기고] 넉넉하고 풍요로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 작성일
- 2024.09.12 09:43
- 등록자
- 인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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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대지'로 1938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 벅 여사의 한국 사랑은 유명합니다. 그녀는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했던 부모님을 따라 약 40년을 중국에서 보냈음에도 평생 한국을 가슴 깊이 사랑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 '살아 있는 갈대'에서 다음과 같이 한국에 대해서 예찬했습니다. '한국은 고상한 민족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다. 또, 그녀가 남긴 유서에는 "내가 가장 사랑한 나라는 미국이며, 다음으로 사랑한 나라는 한국"이라고 쓰여 있을 정도입니다. 그녀가 이렇게 한국에 대한 애정이 생긴 계기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있었던 몇 번의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그 중에 까치밥에 얽힌 일화가 있는데 그녀는 따지 않은 감이 감나무에 달린 것을 보고는 주변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저 높이 있는 감은 따기 힘들어서 그냥 남긴 건가요?"
"아닙니다. 그건 까치밥이라고 합니다. 겨울 새들을 위해 남겨 둔 거지요."
그녀는 그 사람의 말에 너무도 감동하여 탄성을 지르며 말했습니다.
"내가 한국에 와서 보고자 했던 것은 고적이나 왕릉이 아니었어요. 이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한국에 잘 왔다고 생각합니다."
담양군이 고향인 저도 소싯적에는 긴 대나무 장대를 이용해 마당 한 편에 있는 감나무에서 홍시를 따면 옆에 계시던 할머니가 "까치밥 한두개는 남겨놓아라 "는 말씀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또, 우리 조상님들은 봄철이 되어 씨앗을 뿌릴 때도 세 개를 뿌렸다고 합니다.
하나는 새를 위해 하늘에,
하나는 벌레를 위해 땅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농부에게,
이처럼 감이나 대추 곡식 등을 수확하더라도 겨울새를 위해 남겨 두는 넉넉한 미덕. 작은 생명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콩 한 조각도 이웃과 나누려 했던 인심. 아무리 못 먹고 풍족하지 못한 삶을 살아오신 선조분들의 함께라는 정이 있었습니다.
산업화와 IT, 인터넷 정보화 격변의 세상을 겪으면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점에도 우리의 따뜻한 민족성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여느 때보다도 먹고사는 민생경제가 어렵지만 풍요로운 추석을 맞이하여 까치밥을 남겨 두고, 씨앗을 더 뿌렸던 넉넉한 인심으로 가족, 친지, 선·후배와 함께 마음만은 넉넉하고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장흥군민 정일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