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 혹시 장흥 군청에 계시나요?
- 작성일
- 2005.10.16 12:30
- 등록자
- 김OO
- 조회수
- 1919
이 분 혹시 장흥군청에 계시나요?
40 여 년 교직에 몸담아 오다 몇 년 전 퇴직을 하고 늙은 부부 더 늙기 전에 그 동안 동경만 해 온 해외여행을 몇 곳 다녀오고 나니 정작 내 고장 가깝게 있는 아기자기한 관광 명소도 다 찾지 못하고 늙고 병들까 갑작스런 걱정이 들어, 금년 들어서 주변 아름다운 곳부터 찾기 시작한 처음이 장흥 천관산 이었습니다.
10월12일 아침 일찍 김밥 도시락을 배낭에 메고 광주 버스터미널에서 8시 경 출발해 장흥 관산읍에 도착, 택시를 타려 했으나 택시 기사님이 없어 찾던 중 시내버스가 나타나 기사님께 천관산행을 확인하고 버스를 탔는데, 기사님께서 내려 줄 곳을 잊고 얼마만큼 지나쳐 버려 반대쪽 저수지 있는 곳에 내려지고 말았습니다. 천관산이 초행길이기에 인터넷검색으로 약도만 가지고 가는 터라 힘들고 햇갈렸으나 탑돌을 구경하면서 구룡봉에 다달을 즈음엔 자연의 신비에 취한채 흠뻑 젖은 땀도 아랑곳없이 환희대까지 어렵게 도착 점심을 끝내고, 연대봉에서 들려지지 않는 다리를 끌고 20여차례를 더 쉬어가며 오후 5시경에 장천재 주차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가까운 곳에 버스 타는 곳이 있으려니 하고 주위에서 일을 하고 있는 50여세 되어 보이는 분께 물어 봤는데 그 분이 보기엔 너무 초라하고 지친 늙은 노부부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조금 설명하다 말고 잠 깐 기다리도록 하더니 이내 찝차 한데를 가지고 와 관산읍 정류장 까지 데려다 주어, 우리 두 늙은이는 곧 쓰러지기 직전이었는데 정말이지 그분이 얼마나 고마웠었는지 모른 답니다. 너무도 고마워서 "어디사세요" 하고 저의 아내가 여쭸는데 귀조차 어둔데다 차속이어서 확실히는 들리지 않았지만 장흥군에 있다고 하고 김춘곤 씨라고 한 것 같았는데, 설마 하면서도 장흥군청이라 알고 검색을 해보니 김 춘곤 씨는 없고 김충근씨는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그 분 덕에 이글을 쓰게 되니 천관산 등산이 더욱 감회가 깊기만 하네요. 또 장흥군민의 경로에 대한 아름다운 마음이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이 흐뭇하기 그지없습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린 분이 장흥군에 계시다면 광주에 오시는 기회에 제가 식사 대접 한 번 해드리고 싶으니 꼭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2005. 10.16 광주북구 신안동 353-24 017-601-8684 김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