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 서봉저수지 수몰 실향 노 향우의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 작성일
- 2005.05.19 09:21
- 등록자
- 선OO
- 조회수
- 1907
아내와 남편
서봉 이명식 엮음
늘보아 무던한 내 남편, 내 아내여
허수름한 그대로가 진솔함이어
늘 입어 편안한 헌 옷처럼
다릴 것도 펼 때도 없는 마음에
네가 먼저 내 마음을 미리 알아서
나보다 더 나처럼 사는 사람아
노을 진 강물 위에 마음을 씻고
미움도 아픔도 다 퍼내 버리자 !
늘 있어 무난한 내 아내, 내 남편이여
허수름한 그대로가 진솔함이어
늘 신어서 편안한 헌신처럼
꿰맬 곳도 기울 데도 없는 마음에
네가 먼저 내 마음을 미리 읽어서
나보다 더 먼저 늙은 사람아
이제는 아무것도 생각을 말자
사랑도 미움도 다 묻어 버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