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연 너무 좋지않나요?
- 작성일
- 2005.02.14 15:21
- 등록자
- 장OO
- 조회수
- 1929
[남도음식 기행] (4) 장흥 보성여행의 여운을--
작성자 : 김미영 송원경
홈페이지 : http://www.jori.hs.kr
이메일 : kimsh585@hanmail.net
조회수 : 112
작성일 : 200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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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음식 기행] (4) 장흥 보성여행의 여운을--
교사 김미영 송원경 최성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을 참 즐거운 일이다. 더군다나 여행이라면 더한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그렇기에 우리 셋은 전라도로의 여행을 결정했다. 전라도하면 떠오르는 것은 우선 어르신들의 구수한 사투리와 정성과 손맛이 가득한 음식이다. 특히 경상도에서 전라도로의 여행은 많은 기대와 설렘을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이런 부푼 기대를 안고 우리 셋의 가벼운 발걸음이 시작됐다.
첫째날(2004.1.8) 사상 시외버스 정류소에 모인 세명은 아름다운 유원지와 사람들로 유명한 장흥을 선택했다. 섬진강 휴게소를 거치고 전라도에 들어서면서부터 넓은 평야와 맑은 하늘빛 그리고 간간히 눈으로 쌓인 시골집의 지붕은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 장흥 정류소에 도착하니 낯선 이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따뜻한 눈빛과 여기저기서 들리는 전라도 사투리덕에 우리들 얼굴엔 엷은 미소와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장흥에 오기 전 인터넷을 통해 우리가 접할 음식을 미리 검색한 덕에 우린 어렵지 않게 석진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장흥군청에서 걸어서 10분거리에 있는 깨끗하고 단아한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장시간의 여행탓에 주인내외는 지친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특히 멀리 부산에서 장흥까지 왔다는 말에 더욱 따뜻하게 배려해 주셨다. 우리는 장장 조리시간이 1시간이 걸리는 약오리를 주문했다. 몸에 좋은 여러 한약재들과 인삼, 그리고 찹쌀을 비롯한 여러 곡식들을 오리에 넣어서 통째로 조리한 보양식으로, 양기를 북돋우고 피부건강에 좋다고 한다. 한약재를 걷어내고 깊은 향이 풍기면서 드러난 오리살! 너무도 부드러워 씹는 느낌도 없이 넘어갔다. 쫄깃한 찹쌀밥은 무척 인상적이였다. 오리육수로 끊인 찹쌀죽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였다.
식사를 마치자 눈비가 흩날렸다. 눈을 보니 좋았으나 숙박 걱정이 앞섰다. 우리의 걱정을 아시고 주인아저씨는 묵을 곳을 마련해주셨다. 그러시면서 부산에 가기 전에 꼭 식당에 한번 들리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다. 고마운 마음에 이들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2004.1.9) 본래 가게문을 열지 않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들리기를 기다리던 주인내외와 함께 조촐한 아침을 함께 했다. 그리고 우리는 녹차로 유명한 보성으로 향했다. 보성에 도착하니 녹차로 유명해서 그런지 조그마한 도시가 차향으로 그윽한 느낌마저 들었다.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본 식당을 도저히 찾을 수 없어 중앙식당에서 녹차잎으로 기른 돼지삼겹살을 먹었다. 녹차잎을 먹여서 그런지 기름이 적고 고기살이 연하며 담백한 맛이 좋았다. 함께 나온 젓갈과 갖가지 반찬들은 전라도 특유의 간이 세고 매운 맛이라 인상적이였다. 장흥보다 작은 도시라 여기저기 둘러보며 사람 사는 모습을 지켜보며 훈훈한 정도 느꼈다.
이윽고 부산으로 향하는 버스를 올라타면서 집으로 간다는 기쁜 마음보다 아쉬운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그곳이 그리워진다. 시간이 지나면 으레 음식맛과 향이 사라지는 것이 당연한데 아직도 그 곳을 잊지 못하는 것을 보니 그것은 음식맛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향을 잊지 못해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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