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것은
- 작성일
- 2002.05.20 02:31
- 등록자
- 임OO
- 조회수
- 1878
잣것은 어느 고샅길에 한사코 소나무 건들며 노는 소리 봄바람 한량이다. 더 바랄 것도 없이 이처럼 밤달도 깊은 남녘의 밥상, 묵은김치와 군동내 풀풀한 갓김치, 다 식은 매생이국 맛만으로 이십 촉 알전구아래 그대와 겯두리 앉은뱅이상을 들면 꿈 접은 存齋가 거닐던 남도해변엔 대나무도 휘고 해당화도 낭창이고
잣것은 그러니 갈 때는 낯익은 인척이 지나도 컹컹 짖는 멍청한 잡견처럼 그새 세상을 향하여 퍼렇게 퍼렇게 짖는구나 아는 것이 하나 없으면서 사십 년 깍은 죽창만을 들고 떨어질 줄을 모르고 하늘에 덤비는 연 마냥 천마장 꿈속 시앙쟁이로 걷는데, 대밭머리에서 달 어스름녘이 봄바람한량을 끄집고는 우물 안에 이녁 얼굴 비추어 씻기면 수문포에 선량한 이름 여름은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