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걸(人傑)은 지령(地靈), 문림장흥(文林長興) 문학의 별 '노벨문학상'을 품다
- 작성일
- 2024.10.14 11:12
- 등록자
- 위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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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長興)"
장흥은 고려 인종대왕( 즉위 1125.5.15. ~ 1146.4.10.) 이전에는 회주(懷州)였습니다. 인종대왕의 배우자였던 공예태후 임씨(恭睿王后 任氏)의 고향이 장흥이었는데 태후가 남쪽의 고향을 항시 그리워하므로 태후를 위로하여 탄향지의 고을의 이름을 내리니 "길이 길이 흥하라"는 좋은 의미를 담은 장흥이 되었습니다.
"문림의향 장흥(文林義鄕 長興)"
장흥을 수식하는 말은 예로부터 문림의향(文林義鄕)이라 하였습니다.
이는 내로라하는 문필가를 많이 배출하여 문림(文林)의 고을이라 하였고, 국가적 위난에 살신성인하는 올곶은 선비가 많았으니 또한 의향(義鄕)이라 하였습니다.
장흥문학의 비조(鼻祖)는 불교문학으로 대표되는 신라 고려 일천년 문학사의 태두인 원감국사 충지(圓鑑國師 冲止) 스님을 꼽는데 주저하는 바가 없을 것입니다. 원감국사 충지 스님의 시문을 한 수 옮겨봅니다.
‘閑中偶書’ 한가한 중에 우연히 짓다
원감국사 충지(圓鑑國師 冲止, 1226~1292)
寺藏深谷裏 樓壓小溪西 깊은 골에 숨어 있는 절, 누대는 작은 시내를 누르고 있고,
灌木和煙暗 叢篁冒雨低 관목은 아지랑이에 싸여 컴컴하고, 대숲은 비를 맞아 휘어졌구려.
簷頭蛛作網 墻下燕啣泥 처마 끝 거미는 그물을 짜고, 담장 밑 제비는 진흙을 개어 물었는데,
晝睡晩初覺 林鴉爭返棲 깊은 낮잠에서 해질 무렵 깨어나니, 숲 까마귀는 다투어 집에 드는구려.
이러한 문학적 내력을 조선조에 계승한 분이 기행가사 문학의 창시자인 기봉 백광홍 선생입니다.
관서별곡(關西別曲)
기봉 백광홍(岐峰 白光弘 1522 ~ 1556)
關西名勝地(관서명승지)예 王命(왕명)으로 보실
行裝(행장)을 다사리니 칼이로다
延詔門(연조문) 달아 모화고 너머드니
歸心(귀심)이 르거니 故鄕(고향)을 思念(사념)랴
碧蹄(벽제)에 말 가라 臨津(임진)에 건너
天水院(천수원) 도라드니 松京(송경)은 故國(고국)이라
滿月臺(만월대)도 보기 슬타 黃岡(황강)은 戰塲(전장)이라
荊棘(형극)이 지엇도다 山日(산일)이 半斜(반사)컨을
歸鞭(귀편)을 다시 와 九硯(구연)을 너머드니
生陽舘(생양관) 기슭에 버들죠차 프르럿다
感松亭(감송정) 도라드러 大同江(대동강) 보니
十里波光(십리파광)과 萬重烟柳(만중연류) 上下(상하)의 어릐엿다
春風(춘풍)이 헌야 畫船(화선)을 빗기 보니
綠衣紅裳(녹의홍상) 빗기 안자
纖纖玉手(섬섬옥수)로 綠綺琴(녹기금) 니며
皓齒丹唇(호치단순)으로 采蓮曲(채련곡) 브니
太乙眞人(태을진인)이 蓮葉舟(연엽주) 고 玉河水(옥하수)로 리
셜라 王事靡盬(왕사미고) 風景(풍경)에 어이리
練光亭(연광정) 도라드러 浮碧樓(부벽루)에 올나가니
綾羅島(능라도) 芳草(방초)와 錦繡山(금수산) 烟花(연화)는 봄비슬 쟈랑다
千年箕壤(천년기양)의 太平文物(태평문물)은 어제론 닷다
風月樓(풍월루)에여 七星門(칠성문) 도라드니
細馬駄紅衣(세마태홍의)예 客興(객흥)이 엇더뇨
樓臺(누대)도 만고 山水(산수)도 하건마
百祥樓(백상루)에 올나안 晴川江(청천강)라보니
三叉形勢(삼차형세)난 壯(장)홈도 가업다
믈며 决勝亭(결승정) 려와 鐵瓮城(철옹성) 도라드니
連雲粉堞(연운분첩)은 百里(백리)에 버려 잇고
天設重崗(천설중강)은 四面(사면)에 빗겻도다
또한 근대문학으로의 전환에 큰 획을 그은 분이 있었으니 실학자 존재 위백규 선생입니다.
존재 위백규 선생은 한자와 한문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농민의 일상어와 방언을 사용하여 시문을 창작해서 문학방면에도 창조적 업적을 남겨서 후대에 순수 국문학의 태동에 선구적 업적을 남겼습니다.
존재 위백규 선생의 농가구장을 옮겨 봅니다.
농가구장(農家九章)
존재 위백규(存齋 魏伯珪)
서산의 도들볏 셔고 구움은 느제로내다 서산에 아침 햇볕이 비치고 구름은 낮게 떠있구나.
비 뒷 무근 풀이 뉘밧시 짓터든고 비가 온 뒤의 묵은 풀이 누구의 밭에 더 짙어졌는가
두어라 ᄎᆞ례지운 닐이니 ᄆᆞᄂᆞᆫ다로 ᄆᆡ오리라 두어라, 차례가 정해진 일이니 묵은 풀을 매는 대로 매리라
도롱이예 홈의 걸고 ᄲᅮᆯ 곱은 검 쇼 몰고 도롱이에 호미를 걸고 뿔이 굽은 검은 소를 몰고
고동플 ᄯᅳᆺ 머기며 깃물 ᄀᆞᆺ ᄂᆞ려갈 제 고동풀을 뜯어먹게 하며 냇물가로 내려갈 때
어ᄃᆡ셔 픔진 볏님 ᄒᆞᆷᄭᅴ 가쟈 ᄒᆞᄂᆞᆫ고 어디서 짐 진 벗님은 함께하자 하는가
둘너내쟈 둘너내쟈 긴ᄎᆞ골 둘너내쟈 쳐 내자 쳐 내자 꽉 찬 고랑 쳐내자
바라기 역고를 골골마다 둘러내쟈 잡초를 고랑고랑마다 쳐 내자
쉬짓튼 긴ᄉᆞ래ᄂᆞᆫ 마조잡아 둘너내쟈 잡초 짙은 긴 사래는 마주 잡아 쳐 내자
ᄯᆞᆷ은 듣ᄂᆞᆫ 대로 듯고 볏슨 ᄶᅬᆯ 대로 ᄶᅬᆫ다 땀은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볕은 쬘 대로 쬔다.
청풍의 옷깃 열고 긴파람 흘리불 제 청풍에 옷깃을 열고 쉬면서 긴 휘파람을 흘려 불 때
어ᄃᆡ셔 길가ᄂᆞᆫ 소님ᄂᆡ 아ᄂᆞᆫ ᄃᆞ시 머무ᄂᆞᆫ고 어디서 길 가던 손님이 아는 듯이 발걸음을 멈추는가?
힝긔예 보리 ᄆᆞ오 사발의 콩닙ᄎᆡ라 행기에 보리 말고 사발에 콩잎 채워라.
내 밥 만ᄒᆞᆯ셰요 네 반찬 젹글셰라 내 밥 많을세라 네 반찬 적다.
먹은 뒷 ᄒᆞᆫ숨 ᄌᆞᆷ경이야 네오 내오 다 ᄒᆞᆯ소냐 먹은 뒤 한숨 잠이야 너나 나나 다르겠느냐?
도라가쟈 도라가쟈 ᄒᆞ지거단 도라가쟈 돌아가자 돌아가자 해지거든 돌아가자
계변의 손발 식고 흠의 메고 돌아올 제 시냇가에서 손발을 씻고 호미 메고 돌아올 때
어듸셔 우배 초젹이 ᄒᆞᆷᄭᅴ 가쟈 ᄇᆡ아ᄂᆞᆫ고 어디서 우배초적이 함께 가자고 재촉하는가?
면홰ᄂᆞᆫ 세 ᄃᆞ래 네 ᄃᆞ래요 일읜 벼ᄂᆞᆫ 피ᄂᆞᆫ 모가 곱ᄂᆞᆫ가 면화는 세 다래 네 다래고 이른 벼는 피는 이삭이 고운가
오뉴월이 언제가고 칠월이 ᄇᆞᆫ이로다 오뉴월이 언제 갔는지 모르게 가고 벌써 칠월 중순이로다
아마도 하ᄂᆞ님 너ᄒᆡ 삼길 제 날 위ᄒᆞ야 삼기샷다 아마도 하느님이 너희를 만드실 때 나를 위해 만드셨구나
아ᄒᆡᄂᆞᆫ 낙기질 가고 집사ᄅᆞᆷ은 저리ᄎᆡ 친다 아이는 낚시질 가고 집사람은 절이 채(겉절이 나물) 친다
새 밥 닉을 ᄯᅡ예 술을 걸러셔라 새 밥 먹을 때에 새 술을 거르리라
아마도 밥 들이고 잔 자블 ᄯᅡ여 호홈 계워 ᄒᆞ노라 아마도 밥 들이고 잔 잡을 때 호탕한 흥에 겨워하노라
취ᄒᆞᄂᆞ니 늘그니요 웃ᄂᆞᆫ이 아희로다 취하는 사람은 늙은이요 웃는 사람은 아이로구나
흐튼슌ᄇᆡ 흐른 술을 고개구겨 권ᄒᆞᆯᄯᅢ여 잔 돌리는 흐린 술(막걸리)을 고개 숙여 권할 때에
뉘라셔 흐르쟝고 긴노래로 ᄎᆞ례춤을 미루ᄂᆞᆫ고 누가 장구 소리 긴 노래로 춤 차례를 미루는가
장흥은 전통사회에서나 현대사회에서나 한국에서 가장 많은 문필가를 배출한 고을입니다.
"선학동 나그네" "자유의 문" 등의 소설가 이청준 작가,
"녹두장군" "암태도" 등의 리얼리즘 역사소설가 송기숙 작가.
그리고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부친으로서 "아제아제 바라아제" "해변의 길손" 등의 소설가 이청준 작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을 접하면서 떠오르는 옛적 말이 있습니다.
"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