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 수입쌀 시판 파괴력은...
- 작성일
- 2005.12.01 09:41
- 등록자
- 농OO
- 조회수
- 2552
집중분석-수입쌀
시판 파괴력은…
1만t
풀릴때 10㎏ 100원 하락…20㎏에
내년
1,140원 내릴듯
'태풍의
눈'이냐 '찻잔 속의 태풍'이냐.
내년
3월께면 일반 소비자에게 팔릴 수입쌀의 영향력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단
정부와 전문가들의 견해는 "아직 취급물량이 적고 판매값도 생각보다 싸지 않을 것"이란
쪽으로 모아진다.
그러나
시장은 생물체,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
어떤 쌀, 누가 파나=시판될 가능성이 높은 쌀은 미국산 〈칼로스〉와 중국 헤이룽장성의
〈칠하원〉 등이다. 향미 등 특정한 수요가 있는 장립종 계열의 인도·태국산도
판매가 예상된다. 일본산 〈고시히카리〉가 팔릴 수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근거가
희박하다. 값이 비싸 국제입찰에서 낙찰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시판용 식용
수입쌀은 전량 백미로 들여온다.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와 주요 백화점은 국민정서와 농민단체 반발 등을 감안, 일단 수입쌀
취급을 꺼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간 도정업체와 소규모의 쌀도매상 등이 슈퍼마켓과
대형 급식업체 등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수입쌀과 국산쌀의
혼합판매는 물론 둔갑유통 등 시장 혼란도 우려된다. 일각에서 "대형 유통업체가
수입쌀을 취급해야 오히려 부작용을 막고 투명한 유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
얼마나 들어오나=아직 시판량이 많지 않다지만 내년엔 올해 시판했어야 할 물량(15만6,645섬)까지
고스란히 이월돼 39만5,735섬을 풀어야 한다. 국내 전체 쌀 소비량의 1%가 조금 넘는
수준이라면 별 것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제주도민을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70만명이 1년 내내 먹는 양이라고 설명하면 느낌이 달라진다.
특히
수입쌀이 수확기를 피해 단경기(3~9월)에 집중 유통된다면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시판량은 해마다 조금씩 늘어 2014년엔 85만1,458섬까지 는다. 시간이 갈수록
시판쌀의 위력이 커진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정부는
시판용 수입쌀을 공매할 때 같은 종류의 국내산 쌀값과 비슷하게 하한선을 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수입쌀 원가는 국내산 쌀값의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소비자가격은
큰 차이가 없게 하겠다는 것.
그러나
정해진 양의 수입쌀을 풀어야 하는 정부로서는 상인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값에 공매를
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고 있어 결과는 미지수다. 김동환 안양대 교수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쌀 유통업체의 90%는 '수입쌀이 국산보다 15% 이상 저렴해야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
국내산 쌀값에 어느 정도 영향 줄까=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수입쌀 1만t이 풀릴 경우
국내쌀값은 1㎏당 10원씩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수입쌀 5만7,000t이 풀리는
내년 국내 쌀값은 20㎏짜리 쌀 한포대당 평균 1,140원이 하락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명환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다른 조건이 같다는 전제 아래 내년 단경기에 올해치 시판량이
풀린다면 20㎏짜리 기준으로 고가미는 400~500원, 저가미는 1,000원 정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사공용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입쌀이 시판된다는 정보는 올해 수확기
쌀값에 대부분 반영돼 내년 단경기 쌀값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적은 물량이 시판되는 초기 몇 년을 생산자와 유통업체·정부가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농업인과
상인 등의 심리적 영향도 큰 변수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과학대학장은 "수입쌀은
양 자체로는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심리적인 불안을 몰고 올 가능성은 높다"며 "1년에
고작 1만t 남짓 유통되는 중국산 찐쌀이 미치는 파장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밝혔다. 양정 전문가들은 "수입쌀 유통정보를 시장에 정확히 알려 혼란을 막는 게
그나마 부작용을 줄이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